이산

저 자태 곱고 장골한 선비는 도대체 누구일까?.....

산골소년(?) 2008. 3.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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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호에 달빛 고요히 스미는 적막한 밤

가물거리는 촛불 하나 작은 평상에 밝히고

그저 아무러하지 않은 얼굴로 서책을 읽고 있는

저 자태 고운 선비는 도대체 누구일까?...


전하께서 미행을 나와 잠시 쉬어 가시는 걸까..

후겸이 사약을 받기 전날 밤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마지막 스스로 기록했던 자서전을 보고 있는 걸까..

아님, 어느 대감댁 자제의 귀티 나는 모양 세일까..


분명히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몸가짐은

많은 수련을 연마한 무관의 장골마저 느껴지는데

무심한 듯, 무엇도 느끼지 않는 듯 책장을 넘기는

단아한 자세가 오히려 평화롭기만 하다.


잠시 뒤, 덮쳐올 무서운 살기를 앞에 두고

지금은 그저 선비인양 느릿하고

마냥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누나

역시 전하의 안위를 책임지는 숙위소 별선군관답다.


그 이름이 서장보라 했던가..

오로지 세손저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했고

전하를 위한 한마음 흔들림 없었던 무관의 길..

행여 주군을 위한 행위 흐트러 버릴까 단전으로 호흡하고 있구나.


아무나 찾아 알아주지 않는 전하를 위한 끝없는 수행의 길..

아무나 밟으며 가지 못하는 전하를 위한 한없는 수위의 길..

지금 이렇게 보고 있으니 그 모습 너무도 멋있게 아름답고

촛불에 어리는 그대 그림자마저도 기운이 서있는 듯하다.


그대의 멋진 모습 내내 보여주기를.....



.......



한순간 누굴까?.. 하는

의아한 생각을 들게 한 서 장보나리의 모습에

정말 뜻밖의 모습과 느낌을 보게 되어

그를 위해 글을 세우고 싶었는데

따라주지 않는 필력이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오늘은

활기찬 하루이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