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과인, 그것이 너무 안타깝고 애통할 뿐이구나"..

산골소년(?) 2008. 3. 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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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를 들라.”


“저... 저.. 저언 하.....”

 

 

 “식기 전에 어서 들 거라.”

 “크흐흑ㅠㅠㅠ... 전하... 망극하옵니다. ㅠㅠㅠㅠㅠ...”


 


대체 무엇이 너희를 미치게 하였고

아니 미쳐서는 살 수가 없는 세상을 만들었더란 말이냐..

밤낮으로 시끄러워지는 이 세상이

모두 하나 같이 제 밥상다툼의 소리였더란 말이던가.


허구한 날 제 밥상위의 진수성찬만 생각하고

제가 거느린 식솔의 밥상 위는 풀죽도 돌보지 않는

참으로 고약하고 돼먹지 못한 이 나라 사대부란 자들의 횡포가

끝내는 너와 같은 선량한 민초의 마음마저 미치게 만들었구나.


정말이지 두 눈과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구나.

많게나 적게나 그 크기에 맞게 올려지는 것이 밥상일진데

너희처럼 배가 고파 그러하지는 더욱이 아닐 터인데

어찌 명색이 사대부라는 족속이 서로 많이 먹겠다고 난리법석이란 말인가.


그 누구의 밥상이 더 성찬이고 맛이 난단 말이더냐.

어차피 한 끼 먹고 나서 배부르면 치워지는 것이 밥상이고

너희처럼 목숨부지 위해, 처자식 굶기지 않기 위해서도 아닐 것이

그 밥상이 왕의 수라상이라도 다를 것이 무엇이더냐.


여기 비록 작은 밥상이고 올려진 찬도 초라한 밥상이지만

그 누구와도 난리법석을 치고 싸울 필요도 없는

오직 너만을 위해 차려진 네 어미의 지극정성의 밥상이니라.

사대부라 세도엔 온갖 거드름 피우는 그들이 그 소중함을 깨치지 못하는지


과인 그것이 너무 안타깝고 애통할 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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