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도종환).. 그리고 엘레나 깜브로바의 '가을비'
( Elena Kamburova - Dozhdik Osennij (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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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비 *
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 지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사랑하고
오늘 낙엽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 불겠지요
바람이 부는 동안
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 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 도 종환 -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하루입니다.
누군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외롭고 슬퍼할 것들은
가을이 오기 전에 보내버리라구요...
어느누구도 나를
가을 속으로 밀어 넣지 않았는데
이렇게 가을의 한가운데 서서
그렇게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봅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많은 것들을 가슴에 담아야 하는데
살아가는 세상이 그리 쉽게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가을비 내리는 날엔
바쁘고 분주한 일상 잠시나마 내려 놓고
이 투명한 가을비 속에 겸허한 마음으로
계절의 주는 은혜를 생각해봅니다.
따뜻한 차 한잔과, 수필 집 한 권과
이 가을을 기록해 둘 비망록 하나로
가을비가 주는 운치와 함께 해봅니다.
변함없이 좋은 하루였길 바라면서.......
-- 산골소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