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정리하며... ('석양')
붉게 도포된 서러움이
우주를 가로막고
생을 마감하려 한다
안온한 품속에서
다정한 뭉게구름들이
함께 물들어가고 있다
숨 가쁘고 일그러진
미물들에게
그보다 더한
위무는 없다
다시 또 오지만
매번 다른 표정으로
하루를 여미고 있다
- 임영준 님의 '석양' -
오늘도 우린 어부가 되어
높은 파도와 세찬 물결이 일렁이는
하루라는 넓은 바다에 나가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물에 많은 물고기가 걸려
만선의 기쁨으로 석양을 아름답게 볼 수 있었는지
빈 그물만을 배에 싣고 돌아서서
허탈함으로 석양을 우울히 바라보았는지..
모두가 고달픈 하루의 수고였지만
그물에 담겨 있는 물고기의 숫자만큼
우리네 마음도 분명한 희비가 교차를 합니다.
석양이 지는 이 시간이면
부두에 선착하는 어부의 표정으로
하루의 정리가 어떤 심정일까 알 수가 있습니다.
오늘 어떤 물고기를 낚으셨는지요?..
자신이 원하던 그 물고기를 낚은 기쁨이셨는지요?..
아님, 아무런 물고기도 그물에 담지 못하셨는지요?..
그 마음이 얼마나 허허로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지만,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그물에 차서 넘쳐 만선이 되는 하루의 만족도 좋겠지만
하루를 열심히 수고하고 흘린 땀방울로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약속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닐런지요..
내가 알고 나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은
그물에 걸리는 물고기의 숫자는 적더라도
자신이 원했던 그 물고기를 건져올릴 수 있었길 바라며
그로인해 가슴의 충만함으로 오늘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언제나 석양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그래서 저녁과 밤을 평안히 맞을 수 있는
마음 따스하고 푸근한 하루하루의 정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
-- 산골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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