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열며
아침을 열며...(가을, 마음을 위한 기도..)
산골소년(?)
2009. 9. 11. 07:17
가을, 마음을 위한 기도
/ 박 금숙
흔들리되
코스모스처럼만
가벼이 흔들리게 하소서
바람에 쉬 꺾이지 않고
제자리에서만 가만가만
아름답게 흔들리게 하소서
쓸쓸하되
들판의 곡식처럼만
여물어지게 하소서
식어가는 가을볕에도
움츠리지 않고
마지막 온기까지 결실을
인식하게 하소서
떠나고 싶되
울타리 안의 낙엽처럼만
멀리 가지 않게 하소서
한 잎 한 잎 흩어졌다가도
다시 울 밑에 모여들어
서로 다독일 수 있게 하소서
이 가을엔 결코
슬프거나
혼자이지 않게 하소서.
..........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강한 바람보다 약한 바람이 좋습니다.
우리를,
외롭게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혼자인 것보다 같이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가을이 마음을 더 못견디게 합니다.
이 계절은,
작은 것에도 감성이 풍부해지고
한 줄의 글에서도 희애를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한 권의 책으로,
마음을 잔잔하게 하는 한 곡의 음악으로
마음을 착하게 하는 한 송이 꽃으로...
이젠 가을만을 느끼게 하는 하루의 아침,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무탈한 하루를 위해 기도해봅니다.
건강하고 좋은 하루이길 바라며...
-- 산골소년 --
..........
(Nathalie / Julio Igles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