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 채
(12월의 꽃 : 바이올렛)
점점 멀어져 가는 시간을 앞에 두고
당신은 무슨 생각에 잠기시나요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멈추지 않고 걸어온 시간을 뒤로하고
당신은 또 무슨 꿈을 꾸시나요
(12월의 보석 : 터키석)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삶의 밭에
봄날의 푸른 잎과 향기의 꽃
뜨거운 눈물로 익은 보람의 열매를 기억하며
등잔 같은 당신의 겨울밤을 위해
마음의 두 손을 모으고 아늑한 평온을 기도합니다
(12월의 나무 : 구골나무)
당신은 지금도 당신보다 추운 누구에게
선뜻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지 않던가요
당신의 마음으로 세상은 따뜻해요
얼어붙어 깨질까 두려운 12월의 유리창에
당신을 닮은 하얀 눈이 인고의 꽃으로 피어나는 계절
(12월의 풀 : 한란)
또 한해의 행복을 소망하는
당신의 간절한 기도에 귀 기울이는 동안
나는 작은 물방울의 떨림으로
얼지 않는 당신의 계곡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사막에서 길어 올린 한잔의 물이
희망의 정원에 파아란 새싹을 틔울 것을 믿습니다
(12월의 별자리 : 사수자리)
허리를 휘감는 바람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당신에게
은은한 위로의 차 한잔 건네며
이 한마디 꼬옥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한해는 휼륭했노라' 라고..
..........
(12월의 첫 일출)
지금 껏 우리가 만나 지나온 열 한 달보다
앞으로 만나야 할 12월 한 달이 어쩌면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의 길이기에
가볍게 걸어온 듯 한 올해의 길이 그저 후회란 마음을 들게 합니다.
그렇게 숱하게 다짐하고 애쓰며 살아온 길이고 세상이었는데
이렇게 사뿐히도 지나온 것 같은 시간의 흐름이었습니다.
(2009년 12월의 달력)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척 하며 또 한 달을 살면 되겠지요.
변함없는 표정과 제스처로 또 열심인듯 살아가면 되겠지요.
사람이란 가벼운 생각과 마음이란 것을 지닌 이기적 존재이기에
제각기 편한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자꾸만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마음이 바빠지고 내딛는 발걸음은 서두르게 됩니다.
(12월의 보리수 열매)
그것은, 지나가면 끝내는 만날 수 없는 것이 지금이기에
나중에 다시 만나 반갑게 인사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이기에
까닭 없는 생각과 걸음을 하지 않아야 하는 가벼운 약속과
사랑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하는 연유를 일러주는 듯 합니다.
시작된 12월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먼저
세상과 발맞추고 세월과 같이 호흡할 수 있길 다짐해봅니다.
2009년의 하나 남은 달, 12월..
그래서 어떤 달보다 소중한 생각과 마음의 시간이길 생각합니다.
그리고, 변함없는 건강과 평안의
12월 한 달이길 기도합니다...
-- 산골소년 --
..........
(Even Now - Nana Mousko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