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비가 옵니다...

산골소년(?) 2010. 3. 4. 21:05

 봄비가 옵니다

                                   / 유 승 희

 

 

창밖엔 소소리 바람
어깨동무하고
파삭한 대지 위로
푸슬푸슬 내려
촉촉이 적셔줄
비가 옵니다

 

 

잎망울 하나 없는
나뭇가지 마디마디 뾰족 내민
보송보송한 꽃망울들
흠씬 젖어들어 벙글어 갈

봄비가 옵니다 
 

 

 

이 비 그치면
천지간에 봄 향기 야울야울 번져
너나 없이 환장할
꽃, 줄레줄레 피어나겠지요.

 

 

..........

 

 

 

극성을 많이 부린 지나는 겨울의

긴 추위 끝자락 뒤로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가 정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춘삼월에 내리는 것이니 봄비가 분명하겠지요. 

 

찾아오는 봄길에 먼지가 날릴까 그런 것인지

그저 조용히 촉촉히 그렇게 비가 온종일 내렸습니다.

지난 겨울엔 눈도 많이 내려 봄가뭄은 없겠지만

다변한 꽃을 피우려 그렇게 대지를 적시는가 봅니다.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여있는 물은 썩기 쉬우며,

흐르는 물만이 생성한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흔들리지도 흐르지도 않아야 한다고

한곳에 머물러야 썩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머문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생성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자세가 그냥 흘러가지 않는

찾아온 삼월과 오는 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산골소년 -- 

 

 

..........

 

( 보슬비 오는 거리(트럼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