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열며

한주의 첫 날을 열며.. (민둥산 억새꽃)

산골소년(?) 2008. 11. 10. 00:53

 

A Walk In The Forest - Brian Cra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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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8일) 오후에

지난 억새꽃 축제 기간에 다녀오기로 했었지만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아쉽게 그 발길을 접었던

정선 민둥산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오전내내 이곳에는 비가 내리고 있어서

또 한 번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가지 못하면

올해의 억새는 영 못 볼 듯하여 강행으로 다녀왔습니다.

다행히 민둥산은 비는 내리지 않았고 안개만이 자욱했습니다.

 

그래서 잘(?) 다녀온 나들이에

보고 겸 증거물로 허접한 사진 몇 장 놓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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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억새 밭에서 
                              - 정 은 정 -

저 혼자 저물어 가는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바람이 불어야 몸짓을 시작하며
능선마다 출렁이며 털어 내는
비늘을 품에 안고
역류하는 해를  마주한
억새의 어깨가 눈부시다는 걸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아름다운 것들도 언젠가는
푸석한 잡초가 되고
계절이 깊어지면
산 속의 바다도 쓸쓸해진다는 것을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빛이 사라지면 스러지고
빛을 받으면 타오르는
고개 숙인 가을을 아쉬워하는
남자 같은 것이 억새란 걸

가을 억새밭에 서 본 사람은 안다
꽃처럼 피어나고 싶어
뜨거움도 비우고
혈기도 비우고
비울 것 다 비우고
성성한 백발로 서서
거울처럼 빛을 퉁기며
한줄기 억새로 서 있는

그 섬이 자신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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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정선으로 가는 어느 고갯길의 만추 모습

 

활엽수와 달리 침엽수들은 저리 황혼(?)의 색깔로 바꿔 서 있고...

 

민둥산으로 올라가는 중간 쯤에서 바라 본 늦가을 산의 정취...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2.5km..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억새풀 옆의 예쁜 표지판. 

 

저기 안개로 덮혀 있는 민둥산 정상이 보이고..(정말 아무것도 없는 민둥산이네..)

 

정상에 가까울 수록 안개 사이로 시야에 들어 오는 억새들의 모습.

 

고지가 저기다!.. 열심히 정상을 향해 오르는 어느(?) 모자의 모습.

 

정상에서의 어느(?) 가족사진과 상념에 잠겨 있는 한 사람..^^;;

 

정상에서 본 민둥산 억새 모습 1..

 

정상에서 본 민둥산 억새 모습 2..

 

정상에서 본 민둥산 억새 모습 3.. 

 

하산길에 바라 본 억새밭 사이로 난 길 모습 1..

 

하산길에서 본 억새밭 2..

 

하산길에서 본 억새밭 3..

 

하산길의 어느(?) 모자의 다정스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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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아무 것도 없고 억새만이 덮혀 있는

명칭 그대로 민둥산이었습니다.

날씨도 좋지 않고 안개가 짙어 확실한 감상은 못했지만

산이란 오르는 그것 하나만으로 족하다 여깁니다.

 

또 한주의 시작입니다.

이곳 강원에는 벌써 눈 소식이 있고

지나는 바람이나 닿는 기온이 점점 차가워집니다.

건강 꼭 챙기시면서 좋은 하루와 한주 보내십시오.^^

 

 

-- 산골소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