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 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 놈의 세상
되는 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박고 우는 친구야.
- 백창우 님의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 정호승 님의 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에서 -
요즈음 들어 실감나게 느껴지는
그래서 더 서러움의 쓴 맛으로 느껴지는 술..
또 한해의 막바지라는 체념이 그렇고
내 사랑의 하나를 놓아야하는 허망한 안타까움이 그렇고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엿 같은 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오늘 밤도
주어지는 연말의 자리와는 상관없이
아무도 없으면 혼자서라도 취하려 술집을 찾는다.
그곳엔 분명 나랑 비슷한 무리의 군상들이 있을 테고
몇 잔 기울이다 보면 서로 기웃거리는 눈빛으로 처지를 알테고
금방 친구처럼, 동지처럼 잔을 주고 받을 수 있을 테니까..
자, 삶이 허무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허망할 때
그래도 그 새까만 속 달래줄 수 있는 쓴 소주 한잔을
어찌 오늘이라고 마셔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산골소년 --
..........
Crazy Love/Paul An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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