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열며

하루를 열며...(개망초꽃 칠월..)

산골소년(?) 2009. 7. 6. 00:26

 개망초꽃 칠월  
                                /  이향아 

 

 

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

 

 

개살구와
개꿈과
개떡과
개판.

 

 

<개>자로 시작하는 헛되고 헛된 것 중
<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
풀꽃도 있습니다.
'개망초'라는

 

 

복더위 하늘 밑 아무데서나
버려진 빈 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
나도 꽃, 나도 꽃,
잊지 말라고
한두 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 있다.

 

 

개망초 지고 있는 들 끝에서는
지평선이 낮게 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

 

..........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 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 안도현 님의 '개망초꽃' -

 

 

 

"당신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진실도 이야기할 수 없다."

                                       - 버지니아 울프 -

 

 

 

월요일입니다.

무슨 세월이 속도가 이리 빠른지

한 주가 시작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렇게 한 주를 시작합니다.

 

칠월의 야외나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평소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꽃인 개망초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름과는 달리 섬세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순백의 꽃색깔도 새삼 순수해 보이면서 말입니다.

 

우리네 삶도

어디에나 피어나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순백의 여린 아름다움을 지닌 개망초꽃처럼

저마다의 마음 속에 순백의 여백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활기차고 건강한

좋은 하루와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 산골소년 --

 

..........

 

Chega De Saudade(No More Bl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