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
개살구와
개꿈과
개떡과
개판.
<개>자로 시작하는 헛되고 헛된 것 중
<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
풀꽃도 있습니다.
'개망초'라는
복더위 하늘 밑 아무데서나
버려진 빈 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
나도 꽃, 나도 꽃,
잊지 말라고
한두 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 있다.
개망초 지고 있는 들 끝에서는
지평선이 낮게 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
..........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
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 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
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 안도현 님의 '개망초꽃' -
"당신이 자신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진실도 이야기할 수 없다."
- 버지니아 울프 -
월요일입니다.
무슨 세월이 속도가 이리 빠른지
한 주가 시작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또 이렇게 한 주를 시작합니다.
칠월의 야외나 들판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평소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꽃인 개망초입니다.
자세히 보면 이름과는 달리 섬세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순백의 꽃색깔도 새삼 순수해 보이면서 말입니다.
우리네 삶도
어디에나 피어나고,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순백의 여린 아름다움을 지닌 개망초꽃처럼
저마다의 마음 속에 순백의 여백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활기차고 건강한
좋은 하루와 한 주가 되길 바랍니다.^^
-- 산골소년 --
..........
Chega De Saudade(No More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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