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는
/ 반 기 룡
바라보라!
만산홍엽이 산하를 물들이고
마음까지 붉게 멍들이며
하안거를 끝낸 자태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저 여유로움과
오장육부에 니코틴처럼
누적된 앙금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시월의 황금 들판에 얼룩배기 황소처럼
등가죽을 풀무질하고 있는 저 풍요로움을
외쳐봐라!
새털구름 뭉게구름 나란히 흐르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침을 튀기는 살아있는
성인의 군상들이 있기에 시의 지평을
반 평이라도 열 수 있고 따스한 가슴이
용암처럼 솟구칠 수 있지 않은가를
기도하라!
한 마리의 새가
허공을 날며 실례를 하고
피식 비웃음 던지며 달아나는 쨍쨍한 날에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화들짝 놀라기 보다는
통쾌한 배설이 있기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소크라테스처럼 넓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드넓고 드높은 세계와 우주가 있어
번성과 평화의 메아리가 있고
내일의 기쁨과 영광이 있는 것임을 위하여
..........
누가 10월 심장을 쏘았기에
첩첩 산마다 선혈 낭자할까
골골 들녘마다 억새강이 흐를까.
내 안 뜨겁게 달구던 피도 흘러나가
가슴 저며 시려 오는 걸까.
- 원 영래 님의 '누가 쏘았을까, 10월 심장을'.. -
가을하늘이 푸르게 높아지는 것만큼
우리 마음속 깊이 들어와 자리하는 가을입니다.
비스듬하게 돌아가는 지구라서 그런지
계절에 따른 사랑도 비스듬한 것도 같습니다.
모남보다는 둥근게 좋고
가파른 것 보다는 비스듬한 것이 좋은 것도
하늘에 계시는 님의 인간 사랑도
서로 사랑하는 우리의 관계도
가을을 좋아하는 모두의 감성도
모두 조금씩 비스듬한 사랑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오늘의 일상도 그 높낮이가 비스듬하여
어려운 일은 낮게, 즐겁고 기쁜 일들은 조금 높게
그리고 서로의 피곤한 마음과 어깨도
비스듬히 기대어 잠시 쉴 수 있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좋은 하루이길 바라며...^^
-- 산골소년 --
..........
( 뭉게구름 / 이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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