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기사] 김정은 '이승철의 네버엔딩 인터뷰' - 1

산골소년(?) 2009. 6. 24. 09:57
[네버엔딩 인터뷰①] 김정은 “이별의 기억 창피…지금은 ‘그’에게 미안해”
[일간스포츠] 2009년 06월 24일(수) 오전 07:00
[JES 이경란]

 

 

참 다행이다. 그간 아끼는 동생 김정은(33)의 맘고생을 지켜보기가 안타까웠다.

늘 밝고 주변에 다정했던 그녀의 눈물을 보았고 상처가 깊어

사람들을 만나기도 꺼린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하지만 몇 마디 말로 위로를 하기가 더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결별 후 칩거하던 김정은을 내 인터뷰 코너에 꼭 초대하고 싶었다.

3월 '이승철의 네버엔딩인터뷰'를 시작할 당시부터 첫 손님으로 마음에 두고 있었다.

술도 한 잔 하며 말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첫 인터뷰 요청엔 김정은이

"작품이 결정 될때까지만 조금만 더 시간을 갖고 싶다"며 어렵게 거절을 해왔다.

몇 달이 지나 또 인터뷰를 권유했다.

어렵게 결별 후 첫 인터뷰 자리에 앉은 그녀, 정말 다행히도 밝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이젠 괜찮죠?"란 나의 질문에 "네~"라며 씩씩하게 답을 건네온다. 정말 다행이다.

이전 인터뷰 손님들과는 차를 마셨지만 김정은과는 꼭 술을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평소 와이프와 함께 즐겨찾는 집근처인

서울 동부이촌동의 와인바 '하프 패스트 텐'에 그녀를 초대했다.

맥주로 입가심을 하며 공식적인 인터뷰를 마쳤고,

기사엔 쓸 수 없는 '오프 더 레코드'는 와인과 함께 했다.

인터뷰 타이틀 처럼 밤 11시가 넘도록 '네버엔딩'인터뷰는 끝날 줄을 몰랐다.


▲이승철 녹음실서 첫 만남

- 정말 만나고 싶었는데 요즘 어떻게 지냈어요?
  (김정은에겐 반말과 존대를 애매하게 섞어쓴다) -

"'초콜릿'(SBS, 토요일 밤 12시 20분)열심히 진행하고 있고 새 영화 들어가게 됐어요.
 '식객2'인데 가제가 '김치전쟁'이에요. 요즘 불황이라 영화 투자가 잘 안된다는데
  우리껀 '김치', '요리'란 소재가 좋았는지 투자가 잘 된대요. 다행이죠."

- 가수가 아닌 배우가 음악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재미있냐.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누구야? -

"일주일에 한 번씩 아주 예쁘게 차려 입고 콘서트를 보러 가는 느낌이에요.
'초콜릿'을 찾은 손님들은 다 기억에 남는데
 특히 대단한 영화 배우들도 우리 무대에 서면 정말 덜덜 떨거든요.
 폼을 잡으려는게 아니라 떠는 걸 감추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는 거예요.
 그 중에서도 주진모씨는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온몸을 사시나무 떨 듯 하더라고요."

-그러고보니 정은씨도 히트곡이 있는 가수잖아.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내 녹음실 아니었나? -

"맞아요. 드라마 '파리의 연인'(2004년) 때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를 녹음하러 갔는데 그곳이 승철오빠 녹음실이었어요.
 전 오빠 녹음실인지 모르고 열심히 녹음을 하고 있는데 오빠가 갑자기 들어오신 거예요.
 너무 놀라 긴장을 해서 나가실 때까지 못 불렀어요.
 어떻게 천하의 승철오빠 앞에서 노래를 부르겠어요?"

- 난 당시에 약간 술이 취했는데 정은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고.
  그냥 앞에 놓여 있는 음식 좀 집어 먹고 "열심히 해요"라고 하고 나왔지.
  이후에 자연스럽게 친해진 것 같아. 원래 좋아했던 가수는 누구야? -

"승철 오빠죠. (웃음)
'풍경화 속 거리'(이승철 2집, 1990)를 좋아하는 걸 보고 오빠도 제가 얼마나 팬인지 아셨을걸요?
 전 가수들이 가장 치열하고 어렵던 시절에 불렀던 노래들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자신과의 힘든 싸움 속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나온 감정들이잖아요.
 오빠가 개인적으론 힘드셨겠지만 저같은 사람에겐 극단적인 삶을 사는 것이 멋지고 대단해 보여요.
 어렸을 땐 배우는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아봐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죠."

- 나도 정은씨가 '풍경화 속 거리'를 아는 걸 보고 놀랐어.
  열혈팬이 아니면 그 노래 잘 모르거든.
  '초콜릿' 출연자 중에선 누구 무대가 좋았어? 나 빼고.(웃음)

"크라잉 넛이요. 그 친구들을 보면 참 재밌어요.
 무대 위에선 오늘이 마지막 인 것처럼 미친듯 뛰고 열광하잖아요.
 그런데 무대에서만 내려오면 착하고 순한 양들이 돼요. 그런 모습이 정말 귀여워요."

 


▲결별 사건 겪으며 은퇴 생각해

- 이제 배우 김정은의 삶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96년 데뷔니까 벌써 13년차야. 제일 힘들었을 때는 언제야?

  내 얘길 먼저 해보자면 난 2006년 '소리쳐'(8집 대표곡) 표절 사건이 났을 때였어.

  와이프에게 "나 노래 그만해도 되지?"라고 동의도 받아놨지.

  억울한 상황에서 노래를 해야하는지 회의에 빠져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어.

  나처럼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 한 적 있을 것 같은데? -

"음…때려치워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바로 그 일 겪으면서 최근에요. (결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꺼렸다. 그저 '그 일'이라고만 표현했다.)

 사람들이 이제 그만하라고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여배우는 어느 정도는 지켜야할 모습이 있는데 그렇게 못난 모습을 보여서 한없이 부끄럽고 창피했어요.

 못나도 그렇게 못나 보일 수가 없었죠.

 그래서 엄마한테도 "나 이 일 못할 것 같아"라고 얘기했고 엄마는

 "그래, 지금껏 많이 고생했다"라고 위로해 주셨죠.

 정말 그때는 '이젠 끝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여러분들이 절 따뜻하게 안아주셨죠.

 이런 반응이 오리라곤 예상도 못했어요."

- 그럼 사귀면서 헤어질 거라곤 상상도 못했나.

  연예인이랑 사귈 때는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는 했을텐데. - 

"난생 처음으로 연예인과 사귀어 봤거든요.

그래서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또 헤어질 거란 생각을 못했다기 보다는 책임감이 강했어요.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지금은 많이 편안해 졌고 상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 난 그 일 때문에 정은씨가 앞으로 오는 사랑에 대해서

  선입견을 갖게 될까봐 좀 걱정이 되는데…. -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일을 통해 정말 많이 성숙한 것 같아요.

인생에서 이런 일을 하나씩 겪으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요.

2005년 쯤인가에도 큰 슬럼프를 한 번 겪었어요.

어려서 절 키워주신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였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처음으로 경험한 것만으로 감당이 안됐는데

또다른 많은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었거든요.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매니저와도 갈등이 있었고

할머니가 오늘 내일 하시는 상황에서 병원에도 못갈 처지였어요.

영화사와는 법정 분쟁까지 갈 상황이라 제가 나서서 영화사와 일을 해결하고

매니저와 계약 파기서를 작성하고 할머니 병실을 지켰던 때죠."

-그런 땐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나? -

"아무래도 종교의 힘을 많이 빌렸죠.

그 전까진 무늬만 크리스찬이었어요.

엄마랑 여동생이 늘 '정은이가 교회갈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했을 정도로요.

그런데 어려움이 닥치면서 종교에 의지했고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조금은 알게됐어요.

이번에 힘들 때도 종교가 힘이 됐고, 또 주변에 좋은 사람들에게도 의지했어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김)원희·선아 언니가 은둔하는 저를 밖으로 끌어내느라 고생 많이 했죠."

★김정은 프로필

생년월일: 1976년 3월 4일
체격조건: 170cm, 48kg
가족 : 어머니· 2녀 중 장녀
특기: 피아노 연주
학력: 건국대 공예학 (중퇴), 2009년 건국대학교 영화학
데뷔 : 1996
MBC 25기 공채 탤런트
주요작품: 드라마 '종합병원', '파리의 연인', '연인', 영화 '재밌는 영화', '가문의 영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사랑니'등 다수
수상내역 : 2003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2004 SBS 연기대상 대상, 제 25회 청룡영화상 인기스타상,

               2005 아시아 TV상 최우수 드라마 여자연기상, 2005 제41회 백상예술대상 최우수 여자 연기상,

               2008 제4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인기상


정리=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사진=김민규 기자 [mg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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