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 이 채
(9월의 꽃 : 수레국화)
꽃피는 봄날엔 할말도 많았겠지요
꿈은 땀으로 흐르고
땀은 비처럼 내렸어도
어느꽃도 만날 수 없는 그런날이 있었겠지요
기도하는 꿈빛으로 아침이 찾아와도
누워서도 잠들 수 없는 그런밤이 있었겠지요
(9월의 탄생석 : 사파이어)
별을 보고도 잠언을 읽지 못하고
어리석은 잣대로만 재고 산 가벼움에 대하여
고독한 진실과 홀로 견딘 무거움에 대하여
무심한 달빛창 바라보며 한숨도 지었겠지요
우연히 들었습니다
당신의 허전한 기침소리를
(9월의 나무 : 층꽃나무)
당신이 가을로 깊어갈 때
노을처럼 내리는 그리움이 있다면
잉크처럼 번지는 외로움이 있다면
길어진 시간의 무게 때문입니까
얇아진 낙엽의 부피 때문입니까
(9월의 풀 : 꽃며느리밥풀)
9월의 당신이여!
삶에 대해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니
이 저녁 노을이
저 들녁 낙엽이
왜 이렇게 쓸쓸하냐는 말은 조금 늦어도 좋겠습니다
(9월의 별자리)
우연히 보았습니다
타도록 몸을 말리는 울안의 빨간 고추가
번연히 가루가 될 것을 알면서도
제 몸 한번 뒤척이지 않고
버젓이 누워있음을
그렇게 질기게 견뎌내고 있음을
나는 보았습니다
9월의 당신이여!
..........
무엇을 보십니까
무엇이 보입니까
세상 속에 가득한 사랑이 보입니까
세상 속에 푸르른 꿈이 보입니까
우리가 가는 길이 사랑의 길이라면
희망은 언제나 그대 편입니다
푸르른 하늘
푸른 바다
반짝이는 저 별빛
세상은 언제나 그대 편입니다
- '홍 광일 님의 시집 '가슴에 핀 꽃' 중에서.. -
9월이네요.
여전히 여름의 기운과 모습들이 남아는 있지만
그래도 9월 하면 왠지 가을쪽으로 느낌을 더 갖게 되지요.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그만큼 생각도 많아지고,
바람도 조금씩 서늘해지고, 그만큼 일상도 바삐 돌아갈 테고,
대지의 초록이 황갈색으로 바뀌고, 그만큼 마음도 깊어지겠지요.
그저 건강하고 무탈하며,
걱정과 힘겨움과 아픔 같은 싫음은 최소한이길
즐거움과 기쁨과 행복 같은 좋음을 최대한이길 바래봅니다.
시작되는 9월 속의 여정에
좋은 첫 날의 상쾌한 출발과
좋은 시간들 이어지는 9월이길 기원합니다.^^
-- 산골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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