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 김 경 숙
가을빛 담고서 순명하는 것들은
모두 아름다운 언어가 숨쉰다
환한미소 짓는 꽃잎도
흔들리며 타오르는 잎새도
스스로 사랑하는 법 깨닫고
비워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짐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시월
그리움의 불씨를 남긴다
만남이든, 이별이든
그리운 것은 아름다운 고독
에움길 걸어가는 가을
남겨진 긴 여운에
나의 고백은 시작된다
...........
필 만큼 피었으면 잎이나 열매한테
선뜻 자리를 내줄 일이지..
어쩌자고 저렇듯 추한
꼴을 보이면서 내려올 줄을 모를까.
우주 질서 앞에 마치 앙탈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가 민망스럽다.
- 법정스님의 '산방한담' 중에서.. -
화무십일홍..
가을의 빛깔이 짙고 화려할수록
지는 만산홍엽 또한 허무한 것을...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그 자리를 내어주는데
사람인들 언제고 그 좋은 시절에 머물러 있겠는가..
일어서야 할 때,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뒤돌아서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어느 시인께서도 애절히 노래하지 않았던가.
가을의 길이 지면서도 아름답고
가을의 길은 떠나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그 길에 많은 결실을 남기고 가기 때문이겠지요.
꽃이 그 화려함의 자태를 뽐내고 나서야
울멍줄멍한 열매를 맺듯,
사람도 별반 다를 것 없음을 느끼며..
계절과 꽃이 자연의 질서를 어길 수 없듯이
우리네 사람 역시 그 진리의 순리를 비껴갈 수 없음을
가는 가을 속에서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사람에겐 그 시절의 순수한 열정이 있고
그 거리를 생각할 수 있는 추억이 있음이
가는 가을 속의 또 하루를 아름답게 살아낼 수 있겠지요...
건강하고 좋은 하루이길 바라며...
-- 산골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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