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이면
/ 박 해 옥
지난가을
마음자락에 쓸어 담았던
빛 고운 보석도 동이 났더니
창 밖 세상에 첫눈이 내리네
꽁꽁 얼어 경직된 큰 도로
칙칙한 골목 안
추워 동동대는 가로수 가지에도
온통 은빛 실루엣의 천사들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차들은 흰곰이 되어 어슬렁거리고
사람들은 펭귄처럼 뒤뚱거리지만
와와 터지는 탄성
희디흰 웃음들이 만발이네
첫눈이 오는 날은
모두 모두
마음 철벽도 허물어지고
뒤따르는 발자국 소리에도 가슴이 뛰지 않더냐
더러, 마음 따로 몸 따로
둥둥이 질 치다가
마음자락 빠근히 유혹도 스미겠지만
새삼, 망아지가 된 들 어떠랴
이렇게 첫눈이 오는 날은...
..........
누군가 그런 말을 했지요.
첫눈이 내리는 날에는
첫사랑이 생각난다고..
첫눈이 내리는 날에는
우리 그곳에서 꼭 만나자고 했던
약속도 지난 이야기로 기억이 나고..
이젠 추억 저편으로만 남겨진
모든 그리움들도
마음 깊은 곳에서 슬며시 고개를 드는..
우린 그렇게 무엇을 항시 그리워 하고
어떤 아름다운 모습을 기다려 왔던
착한 마음 하나씩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이곳 강원도 영동에는
밤사이부터 무척 많은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흰눈으로 채워져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첫눈이 함박눈으로 내리는 날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하루에
저 첫눈이 하늘의 축복으로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 산골소년 --
..........
A winter journey-Pr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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