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버리는 가을의 아쉬움...

산골소년(?) 2012. 11. 21. 15:02

 

 

많은 것들이 분명 그 끝은 있을 것인데

언제까지나 붉게 물들어 있기를 바랬던 계절

떨어져 가는 것들을 보며 그저 속절없이 믿기로 한다. 

 

세상의 세월이 더해질수록 느껴지는 것은

가을은 그만큼 점점 짧아져 가는 것만 같고

세월의 가을을 지나는 이들에게 계절은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

 

 

 

씨늘하게 흔들리던 억새도 찬 시선이 부담스러워 스러지고

그렇게 흔들리며 흐느끼듯 가을이 가버린 것 같다.

높지만 여렸던 파란 하늘도 또 다른 기다림 속으로 갔다.

 

가을은 그렇게 짧게만 머무르고

짧게만 제 아름다움을 보여주더니

참 쉽게도 제자리를 양보하고야 말았다.

 

 

 

아직은 어떠할지 알 길이 없는 겨울

지금의 저 나무와 마른 열매에 눈꽃이 피어나리란 정도

추워질 계절만큼 저 가지에 찬 기운이 미리 내려 앉는 것 같다.

 

가을의 나무와 꽃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현실이라는 지독한 생존으로 감지하지 못 한 것을

차라리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조금은 잦은 어려움 들이 가버리는 가을과 함께,

떨어져 가는 것들과 같이 쓸려 가기를 바라는 소심함

그래서 그 뒷모습이라도 아름답게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

 

시리도록 찬 바람이 불어 올 내일의 겨울이

떨어져 낭뒬굴다 어디론가 하염없이 사라지는

저 메마른 낙엽 위로 이미 다가와 서 있다. 

 

 

 

어느 해의 가을인들 여전한 아름다움이지 않으리만

그래도 올 가을은 더욱 아름다운 빛깔이었다.

석양의 붉은 빛깔 속에 더 애잔한 사랑을 남겨두었다. 

 

가을은 그렇게 멀리 가버리고

그 질펵한 별리에도 앞에 와 있는 계절에 기대하는 건

가을 같은 가을, 그렇게 아름다운 겨울 같은 겨울을

 

또 못내 바라고 기대하기 때문 임을 알고 만다.

 

같은 마음인 이들의

늘 좋은 하루하루이길 바라며...^^

 

 

-- 산골소년 --

 

..........

 

(A Comme Amour (가을의 속삭임) / Richard Clayd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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